알리바바는 B2B 방식의 해외 수출로 세계에서 가장 큰 플랫폼입니다. 한국 제조사 또는 유통사가 알리바바에 입점하여 해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수출 판매를 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만한 내용들을 정리합니다.
알리바바란? B2B 해외 수출 중개 플랫폼
알리바바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B2B 전용 온라인 플랫폼으로 수많은 판매자와 해외 바이어를 연결해 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B2B 몰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과거에는 주로 오프라인 위주로 무역 박람회 등에 참가하여 기업이 직접 발로 뛰어가며 판로를 개척했다고 한다면, 알리바바 등의 온라인 플랫폼이 등장한 이후로는 온라인상에서 해외 바이어와 접촉하며 해외 수출, 판매를 보다 쉽고 빠르게 확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코로나19 이후로 온라인 부문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알리바바와 같은 온라인 해외 수출 성장세가 더욱더 뚜렷해졌습니다.
국내 판매자가 알리바바에 입점하여 해외 수출 가능할까?
그렇다면 한국 시장에서 이미 온라인 사업을 하고 있는 판매자가 알리바바에 입점해서 B2B 해외 수출을 통해 판매 루트를 확장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B2B 시장이다 보니 판매자가 직접 제조 공장을 보유하고 있거나 혹은 제조 공장과 연결되어 있는 유통사, 판매자일 경우 진입하기에 유리하다고 판단됩니다. 꼭 제조사가 아니더라도 판매자가 제조 공장에 직접 컨택하여 안정적으로 제품을 조달할 수 있는 제조사를 확보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기본적으로 B2B 마켓이기 때문에 대량 판매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바이어의 요청에 맞게 주문 제작 및 상대방의 브랜드 상표를 부착해서 판매하는 주문자위탁생산방식(OEM)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등 바이어의 요구사항에 유연하게 대처할수록 고정 바이어를 많이 확보하고 매출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제조사는 아니지만 제조 공장에 의뢰하여 OEM 제작한 브랜드 상품을 국내 판매 외 알리바바, 쇼피 등에 판매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게 되었는데요. 우선 입점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알아둬야 할 알리바바 마켓의 특징과 입점 방법 등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알리바바 입점 전 알아둬야 할 기본적인 사항들
알리바바 판매자(경쟁자) 현황
알리바바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에서 만든 플랫폼인 만큼 중국 판매자(CN Supplier)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중국 판매자의 경우 제품 공급가도 매우 낮습니다.
실제로 알리바바몰에서 내가 판매하려는 제품을 검색하다 보면 대부분 중국 판매자이고, 가격대도 매우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장 가격이 너무 낮아서 가격 경쟁력이 없는 것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한국 제품의 경우 어느 정도 우수한 품질이 보장되고 해외 바이어들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 판매자와 단가 경쟁을 하기보다는 'Made in Korea'라는 타이틀로 한국 공급자들과 경쟁하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좋습니다.
(→ 한국 경쟁사 현황을 먼저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경쟁사 확인 방법은 다음 포스팅에 다룰 예정입니다.)
알리바바에서는 일부 Trade Assurance 배지가 붙은 판매자(중국 판매자 중 일부에게만 지급)를 제외한 다른 모든 판매자들의 경우, 해당 판매자의 판매 실적이나 최근 알리바바 매출액이 얼마나 되는지를 전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후발주자들이 경쟁자를 벤치마킹하기 어렵습니다. 경쟁자의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고객사는 어디인지, 후기가 어떻게 되는지를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누군가를 따라 쉽게 진입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처음 시작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알리바바에서 수출 판로를 어느 정도 확보해 놓으면 그 자체가 매출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사업의 강력한 해자가 됩니다.
판매 관리, 고객 응대 방식
아래는 알리바바에 입점하게 될 경우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판매 관리, 고객 응대 방식입니다.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제품 전시, 바이어와 의사소통, 판매 등이 이뤄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 회사 프로필, 알리바바 내 제품 소개 페이지(영문)를 구축하여 바이어에게 신뢰 제공
- 회사 소개와 제품 쇼케이스 등을 확인한 해외 바이어로부터 인콰이어리(견적 문의)가 오면 협상 후 거래하는 시스템
- 알리바바는 사실상 판매자 - 바이어 중개 플랫폼 역할이고 실제 판매, 선적(배송), 결제 등 나머지 사항들은 셀러(판매자)와 바이어(구매자) 상호 간의 협상에 의해 별도로 이뤄진다고 보면 됨.
- 판매 성사율을 높이고, 재구매/고정 바이어를 늘리려면 빠른 응대, 답변과 고객과의 원활한 협상이 매우 중요함.
- 연락은 알리바바 내 인콰이어리를 기본으로 하되 + 왓츠앱, 회사 이메일 등을 활용할 수 있음.
- 카테고리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성품 외에도 바이어 브랜드 OEM이나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을 맞춤 제작하거나 찾아서 제공하면 고정 고객을 확보하여 매출 증대,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
- 필요 시 비용과 배송비를 받고 샘플을 제공하면 판매하는 데 조금 더 유리함.
- 관련 제품 SKU가 많을수록 판매자 점수에 유리하지만 개수를 다 채우지 않더라도 빠른 응대, 좋은 품질, 고객에게 높은 신뢰를 제공하면 매출 증대 가능
바이어들이 한국 셀러의 제품만 필터링을 걸어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상위 노출 경쟁이 네이버나 쿠팡 등 국내 온라인 판매만큼 심하지는 않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요새는 알리바바 내에서도 키워드 광고를 많이 집행하기 때문에 브랜드가 경쟁력을 갖추고 어느 정도 자리 잡기 전까지는 상위 노출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판매방식
알리바바에서 판매가 이뤄지는 방식은 아래 두 가지로 나뉩니다.
- 알리바바 내 인콰이어리(바이어가 판매자의 제품 확인 뒤 판매자에게 견적 요청)
- 알리소스 내 RFQ로 견적 발송(판매자가 바이어의 구매공고를 확인한 뒤 제품 사양, 견적 발송)
여기서 알리소스는 바이어들이 직접 필요한 제품에 대한 구매 공고를 올리는 별도 사이트입니다. 알리바바에 입점하기 전에 알리소스에서 내가 판매할 제품을 검색하여 시장 규모나 제품 수요 등을 미리 파악해볼 수도 있고 입점 후에는 직접 견적을 보내 적극적으로 판매를 위한 액션을 취할 수 있습니다.
결제방식
알리바바에서는 Trade Assurance 배지가 붙은 일부 중국 판매자만 알리바바 내 결제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한국 판매자는 알리바바 내 결제가 불가능하므로 바이어와 협의하여 결제 방식을 결정하면 되는데요. 아래 세 가지 방법을 주로 이용합니다.
- 페이팔(paypal)
- 웨스턴유니온(Western Union)
- 계좌 송금(T/T, Telegraphic Transfer)
페이팔은 바이어가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될 경우 페이팔에서 구매자 보호를 해주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어 바이어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은행 송금이 원활하지 않은 해외 국가의 경우 웨스턴 유니온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알리바바 입점 비용(GGS, 유료회원 전환)
아무래도 입점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입점, 판매 비용과 관련된 부분일 텐데요. 알리바바의 경우 판매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대신, 초기에 생각보다 높은(?) 입점 비용이 발생합니다. 여기서 입점 비용이란 유료회원인 GGS(Global Gold Membership)로 전환하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무료 회원도 제품을 업로드할 수는 있지만 인콰이어리 응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판매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유료회원으로 전환이 필요합니다.
- 무료 회원 : 상품 50개까지 업로드 가능하나 바이어가 인콰이어리(견적 문의, 요청)를 보내도 확인할 수가 없어서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함. 제품 업로드 시 검수를 거친 뒤 승인하기 때문에 제품 상품페이지, 이미지에 회사 이메일, 메신저, 홈페이지 등 별도 연락처를 포함할 경우 계정 정지 당할 수 있음.
- 유료 회원 : 스탠더드 / 프리미엄 패키지로 나뉘고 둘 다 상품 등록 개수는 무제한이나 쇼케이스 상품 지정 개수 등에 차이가 있음. 스탠더드 패키지로도 판매하는 데는 충분함.
- ① 스탠더드 패키지 : 쇼케이스 상품 12개까지 지정 가능 / 연회비 1년 3,499달러(약 463만 원)
- ② 프리미엄 패키지 : 쇼케이스 상품 28개까지 지정 가능 / 연회비 1년 5,999달러(약 795만 원)
* 쇼케이스 전시란 내가 판매 중인 제품들 중에 메인 상품들을 전시해 놓는 것인데, 스마트스토어 쇼핑몰 메인화면이나 제품을 소개하는 미니 홈페이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단순 제품 등록만으로는 상품 노출이 제한적이고, 쇼케이스에 전시한 상품이 노출 순위가 훨씬 높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 무료회원의 경우 인콰이어리 응답은 안되지만 연 999달러를 지불하면 연 12회까지 RFQ(셀러가 바이어의 구매 공고를 확인한 뒤 직접 견적 발송)는 이용 가능하다고 함.
알리바바 수출 관련 강의 수강생분들이나 사업체 대표님들께서 GGS 전환 비용을 듣고 나면 처음부터 큰 비용을 선뜻 지불하기가 부담스러워 사업 시작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사실 판매가 확실히 보장되어 있지 않은 시점에서 연 500만 원에 가까운 돈을 한꺼번에 지불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로 알리바바 매출이 워낙 증가해서 그런지 입점 비용도 몇 년 전 2,999달러에서 3,499달러로 16% 가까이 인상되었더라고요;;
다만, 어떤 사업이든 반드시 처음에는 일정 수준의 자본금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입점 비용이 발생하고 언어장벽으로 인해 해외 바이어들을 상대하는 게 어렵지 않을까라는 심리적 부담감 등이 일종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국내판매에 비해 오히려 경쟁은 덜하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국내 스마트스토어나 쿠팡 위탁판매 등을 예로 들면 초기에 자본금이 적게 들어간다는 장점이 있지만 경쟁이 치열하고 레드오션이다 보니 점점 시장가격이 무너지는 치킨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판매 수수료나 광고, 마케팅 등 부대비용이 발생하지 않느냐? 그것도 아니고요.
처음 시작이 어렵더라도 해외 시장에 진입하여 꾸준히 바이어와 컨택하고 사업을 확장시켜 나가다 보면 다른 셀러들이 침범하기 쉽지 않은 경쟁력 있는 사업 분야를 구축할 수 있는 거죠.
또한 입점비용이 발생하는 대신에 판매 수수료가 전혀 없기 때문에 사업에 성공하여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경우 매출액 대비 비용이 적어 매우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쿠팡 수수료 10%의 카테고리일 경우 쿠팡 매출이 10억이라면 대략 10%인 1억을 쿠팡 플랫폼이 판매수수료로 가져가는 반면에 알리바바의 경우 매출이 10억이든 100억이든 얼마를 팔든지 간에 1년에 연회비 463만 원만 납부하면 되는 겁니다. 매출액이 높아질수록 비용이 매우 저렴해지는 구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실 국내 판매를 넘어서서 수출을 시작하려는 분들의 경우에는 매출 몇천만 원~ 몇 억 정도 내려고 시작하기보다는 최소 몇십 억, 몇백억 대 이상을 바라보는 경우가 더 많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국내에서 이미 잘 팔리고 있는 제조사의 제품이거나 제품 퀄리티가 뛰어난 상품으로 해외 판로를 넓혀 사업을 크게 확장하기를 희망하시는 대표님들께 이 정도 입점비용은 그렇게 큰 금액이 아닐 거라고 예상됩니다.
알리바바 특징과 입점 비용 등에 대해 파악했다면 다음 단계로 알리바바 내 한국 또는 해외 경쟁사가 얼마나 있는지, 제품 수요는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경쟁사 현황과 제품 수요 확인하는 방법은 다음 포스팅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뤄 보겠습니다.
참고로 알리바바 입점 관련해서 공부할 때 "나는 알리바바로 40억 번다"라는 책을 참고했습니다. 알리바바 수출로 10년도 넘게 사업을 하는 서이랑 대표님이 집필한 책인데 사업 진행하면서 얻은 구체적인 꿀팁들을 정말 자세히 소개하고 있어서 입점 앞두신 분이라면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